농사에서 땅이 녹아야 일을 할 수 있다는 말을 처음엔 이해하지 못했다. 땅이 녹는다니..아이스크림처럼 녹나? 하지만 긴 겨울이 지나고 얼음들이 녹으면서 땅에 수분이 가득차 질어지는 흙을 보며 '아, 이게 땅이 녹는 거구나. 그리고 봄이 오는 구나.' 라고 알게 되었다. 3월 내내 씨앗 심을 생각 밖에 없었다. 농부님에게 모종 포트를 빌려와 허브류와 꽃씨앗을 심고 매일 물을 주며 키우기 시작했다. 나의 식재료 자립과 집의 풍경이 바뀌기를 바라며..
졸업 전에 1기 로써 해치워야하는 일이 많아, 전날까지도 '내일 진짜 졸업식 맞아?'라고 무수히 되물었다. 처음 시작하는 1기이니 만큼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어, 모두 협의를 거쳐 결정되는 일이 마지막까지 산더미 처럼 쌓였다. 집중력도 떨어지고 피곤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어쨌든 우리만의 소통과 방식으로 마무리를 잘 바쳤다. 특히 졸업 비지니스 팀구성 과정이 너무 길어져 지쳤지만, 지금 우리 팀은 대만족. 졸업 후에도 동료들을 계속 볼 수 있어서 좋다.
졸업식이라고 했지만 여기는 학교가 아니다. 다른 삶을 살아가기 위한 1년간의 수행 과정을 가진 공방이다. 단순히 목공, 농사 기술만 배우는 것이 아닌, 자급력을 키우는 삶의 전반적인 철학을 배운다. 무사히 과정을 마치고 다시 사회로 돌아온 지금, 그토록 무서웠던 사회가 이제는 '어디 해볼까?'라는 마음으로 조금 바뀌었다. 내 삶에 자신감이 생겼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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