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간의 방학은 졸업 후의 모습을 조금 상상하게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3월에 시작하는 문화비축기지 워크숍을 준비하면서 더욱 졸업이 다가왔음을 느꼈다. 나는 워크숍의 강사는 맡지 않았지만, 포스터 만드는 일을 하게 되었다. 포토샵에서 알고 있는 몇가지의 기술과 레퍼런스를 보면서 만들고, 공방 제작자들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수정해나갔다. 인쇄소 출력까지 직접 의뢰하여 결과물을 받았다. 사실 이런 출력 작업은 지난 마르쉐때 개인 홍보물을 만들면서 쌓은 작은 노하우이다. 수레가판대 자체는 마르쉐에서 주목받지 못했지만, 그것을 준비하고 만드는 기술과 경험은 나에게 남아있었다. 앞으로도 이런 경험이 조금씩 모여 새로운 나를 만들어 가겠지.
2월 부터는 졸업 후의 자립비지니스를 구상하는 시간을 본격적으로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날씨가 너무 추운 탓인지(추위에 약해서 힘든 시기) 새로운 것을 구상하는 힘이 부족했고 과제처럼 해야한다는 무게에 눌려서 힘들었다. 그나마 지난 방학동안 관련자료를 조사하며 알게된 것이 있어서, 그 것을 기준으로 내가 하고싶은 커뮤니티 카페를 조금 그려볼 수 있었다. 날씨의 영향은 계속되어서, 카페 건축 공사에도 참여는 했지만 돌아서면 뭘 했는지 모르는, 과정 따라가기에 바빴던 것 같다. 빨리 봄이 왔으면.. 땅이 녹았으면 하고 기다릴 뿐이었다.
이럴 때에 일본 제자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여 가끔 그들의 블로그를 들여다보곤 했는데, 치열하지만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는 모습이 부럽고, 이미 많은 동료들과 함께하는 모습처럼 보여 대단하기도 하였다. '저렇게 열심히 하니까, 나도 힘을 내자'라고 조금 용기를 얻었다. 그리고 가끔씩 센세의 철학과 가르침이 나를 일으켜주기도 하였다. 이전에는 노트를 뒤적거리며 센세의 말씀을 확인하고 중요한 것이 뭔지 찾기 바빴는데, 지금은 센세가 내 마음 속에 있어서 고민할때마다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고 있다. 1년이 조금 모자라는 사이에 한 사람을 만나 많이 바뀌었구나, 혼자가 아니구나 라고 생각하였다. 아직은 흉내내기에 지나지 않지만, 센세의 말씀을 실천하고 내 나름의 철학으로 주변에게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다음달에 졸업이니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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