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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2017-

3,4월 에세이

'요즘 뭐하면서 지내?'

이 말을 듣고 바로 대답할 수 없없다. 한 일은 많은데 막상 떠올리자니 정리가 안되었다. 집에 와서 달력을 보면서 했던 일을 훝어 보았다. 토종벼 축제 막걸리 담당, 장터 출품, 일본 농가 방문, 카페 납품, 비전화공방제자 한일교류회, 즉흥음악공연, 막걸리 프로젝트 만들기 등 .. 단어로 나열하면 얼마 안되어 보이는데, 하나하나가 굉장히 큰 일이었다. 특히 한일교류회를 마치고 나서는 '이제 올해는 쉬고 싶다'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긴장하고 집중을 많이 했었다. 한번으로 끝난 것도 있지만, 대부분 지속성이 있는 일들이라 앞으로도 할 일이 많다. 함께 만들어 가는 것과 자신이 만들어 가야 하는 것, 이 밸런스 유지가 중요하다고 생각 했다. 그래도 지금 하는 일이 어느 정도의 맥락을 가지면서 일과 생활이 분리가 되지 않고 같이 가는 느낌이다.

 

일과 생활이 분리 되지 않는 삶. 사실 처음엔 이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일하는 모습과 개인 생활의 분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그게 책임감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개인이 약해진 상황에서 일만 열심히 하다보니, 상대방에게 부려먹힘 당하거나 끌려다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때는 스스로가 약하고 부족해서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타인의 기준에 맞추는게 많고 자존감이 바닥이었던 것 같다. 사실 자존감이란 단어도 최근 1~2년 사이에 처음 들었다. 이제껏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 없이 살아왔고, 고립되어 스스로를 저평가 하고 있었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비전화공방에서 '일과 생활이 분리 되지 않는 삶'이란 말을 들었을때 듣기 좋은 이야기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한일교류회를 준비하며 일본제자 유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발표 내용을 들으며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일과 생활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이 삶의 주인으로써 어떤 목표를 향해 살아가고, 그러한 모습을 남들에게 소개하면서 일(비지니스)로까지 이어지는 것이라고 느꼈다. 실제로 적용시켜보니 스스로를 기획하는 단계에서 의지가 강해지고 자존감이 점점 생겼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끼리 만나 대화를 나누면 굉장한 에너지를 얻게 된다. 단 한 명 이어도 말이다. 

물론 이런 라이프스타일이 회사 다닐때 만큼의 경제활동은 되지 않지만, 몸은 더 건강해졌고 충동적 소비는 줄었으며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여기서 좀 더 노력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믿는다. 작은 한걸음에 큰 무게를 실으며 조금씩 나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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