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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2017-

7,8월 에세이

7월

작년에도 이맘때쯤 이었던 것 같다. 비전화공방에 들어와 적응하게 된 시점이. 센세가 말하는 비전화공방과 우리가 활동으로 느끼는 비전화공방은 차이가 있었다. 각자의 삶을 살던 12명이 공동체 생활을 하는 시간도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스스로 정의를 내리기 시작한 때가 7월 이었다. 그리고 졸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제작자 수행 과정 중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진짜' 졸업을 하지 않았음을 깨닿고 정의를 찾게 되었다. 역시 7월이 되었다.


요즘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농사이다. 요령 피울 수 없고 신경 쓴 만큼 성장하는 점이 단순한 나에게 잘맞는다. 그만큼 금언하는 시간이 많아져서 즐겁다. 가끔 법정스님의 오두막 편지 내용이 떠오르기도 한다. 

스님은 어떻게 혼자서 산에서 생활하고 지냈을까. 홀로 식물과 동물들을 만나는 느낌은 이런 것과 비슷할까. 내가 그런 생활을 했다면 어떻게 살았을까... 


삶에서 무언가를 빼는 것은, 더하는 일만큼 어렵다. 


8월

극악의 여름을 버텨냈다. 선풍기, 얼음패트병, 샤워, 시원한 곳으로 도망가기.. 다 해보았지만 에어컨 없이 보내는 여름은 앞으로 힘들어 보인다. 누군가 그러기를, 이제 에어컨은 보일러 만큼이나 집에 꼭 필요한 생활설비라고 했다. 하지만 2개월을 위해 사용해야하는 기회비용과 실외기의 온풍이 너무 신경쓰인다. 생존을 위한 선택, 혹은 도시 온난화를 막기 위한 선택.. 가을이 끝나기 전에 정해야 한다.

 

지난 7월부터 마르쉐가 새로 만든 장터 '모두의 시장'에 출점하고 있다. 마르쉐와 다른 점은 마포지역활성화를 위해 문화비축기지에서 장터가 열리고, 4-9시까지의 저녁 영업이 특징이다. 현재 팀 자립프로젝트에서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만드는 것이 '쌀가공음료-막걸리'이기 때문에, 저녁 영업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처음 출점할 당시 파는 물건에 대한 자신감도 낮고 완벽하지 않은 상태로 나가서 걱정도 많이하고 긴장도 하였는데, 같이 '처음' 장터를 만들어 간다는 느낌이어서 별탈 없이 마친 것 같다. 두번째 출점할 때는 손님들에게 받은 피드백으로 음료의 판매형태를 바꾸고, 팀 소개보다 파는 물건에 집중하였더니 호응도 괜찮았고 나름 감이 잡혀갔다. 장터를 출점해보는 경험에서, 물건을 제대로 팔아보는 경력이 쌓이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이번 9월 장터에는 추석을 맞이해서 좀 더 다양한 쌀가공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평소에 쌀을 잘 먹지도 않는 본인이, 막걸리나 모주, 술지게미로 쿠키를 만들겠다고 몇키로씩 쌀을 사서 여름에 땀흘리며 막걸리를 빚는 모습은 스스로가 보아도 신기하다.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폭우가 지나고 벼가 익어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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