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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yourself

2020.07.17

6/8 심리상담 1회차 

 

상담을 처음 받으러 장소로 찾아갔다. 신청했을때 보다는 마음상태가 좋아지긴 했는데 그래도 뭔가 의심스럽기도 하고 어떤 마음으로 가야하는지 헷갈리기도 했다. 상담실에 도착하니 응답지를 먼저 작성하라고 해서 쓰고 있는데 학력과 가족관계를 쓰는 부분이 어색했다. 이런 것 까지 필요하나 싶었지만 아예 관계 없진 않으니 다 적기는 했다. 작성 중에 상담시간이 되어서 선생님을 만나러 들어갔다.

상담실의 첫인상은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도시전경 이었다. 선생님은 사진 보다 짧은 머리였는데 마스크를 하고 있어 표정이나 반응을 잘 알수 없어서 아쉬웠다. 코로나가 풍경을 바꾸고 있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사람 대 사람 상담에서 마스크라니, 차라리 중간에 투명유리라도 설치해서 얼굴이 보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생겼다. 나는 마스크를 벗고 상담했다. 응답지를 보며 질문하기도 하고 내가 생각하고 준비한 것을 말하기도 했다. 중구난방이긴 했지만 시간 별로 겪은 일은 거의 다 말한 것 같다. 첫 날이라 그런지 내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하는 느낌이라 상담 받는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아님 내가 기대가 너무 컸나.. 정말 처음으로 밖에 꺼낸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그 말을 하면서도 크게 동요하거나 겁 먹지 않는 나를 보며 스스로 객관화를 많이 시켰구나, 시간이 많이 흐르긴 했구나, 아니면 많이 참아서 무뎌진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문득 내 경험을 누군가에게 말한 적이 있었는데 너무 놀라면서 이야기 해줘서 고맙지만 (내가 더 이상 말하기 원치 않는다면 - 먼저 그런 말을 한 적 없는데) 못들은 걸로 하겠다고 하는데, 뭔가 모순이라고 느껴져 혼란스러웠다. 일반인이 들으면 이런 느낌인걸까? 뉴스나 인터넷에서 그런 기사가 나오면 다들 응원하고 위로하면서도, 정작 자신 옆에 그런 사람이 있으면 못들은 척 하고 싶은 걸까. 자신의 주변엔 행복한 것만 전시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지도 모르겠다.

상담 이야기로 돌아와서, 내 이야기를 전반적으로 들어 본 선생님은 10회 정도는 진행해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 하셨다. 비용적인 부분이 부담되지 않는건 아니지만 내 인생에서 내면을 치료하기로 마음 먹은 기회라면 괜찮겠지 라고 생각했다. 이야기 하면서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마지막에 어떤 상담이 되었으면 하는 질문에서 이야기를 하다가 스스로 불쌍해 보여서 조금 울어버렸다. 살기 싫다 라고 입에 달고 살지만 아직은 살아있으니까.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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